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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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사람을 더 정직하게 만드는가?

 라틴어 격언 '와인 속에 진실이 있다'(in vino veritas)는 술이 진실을 드러내는 도구라는 생각을 퍼뜨려 왔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볼 때 술이 사람을 더 정직하게 만드는지 여부는 복잡한 문제이다.

 

미국 국립 알코올중독 및 알코올중독 역학·생체 측정 연구소의 애런 화이트 선임 고문은 "술은 사람이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할 가능성을 높인다.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진실일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술을 마신 후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가능성이 높지만 술이 깬 상태에서는 그 말이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임상심리과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서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9%까지 상승한 참가자들의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사회적 환경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게 되어 솔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알코올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으로 생각이 변덕스러워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피츠버그 대학교의 마이클 사예트 교수는 "술을 마시면 감정이 격해질 수 있으며 이는 진지한 대화를 유도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후회할 말을 할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알코올은 뇌의 전전두엽 피질을 억제하여 충동을 더 쉽게 따르게 만들고 편도체를 억제하여 사회적 망신을 초래할 수 있는 신호를 약화시킨다.

 

"술은 진실의 묘약이 아니다"라고 화이트 박사는 강조했다.

 

"보릿고개 살린 구황식품이 억대 음식으로"...속초 섭국의 반전 스토리

리나라 토종 홍합인 '참홍합'으로 만드는데, 현지에서는 이를 '섭'이라 부르며 수백 년간 이어온 전통 음식이다.참홍합은 일반 홍합과는 차원이 다른 크기를 자랑한다. 우리가 흔히 술집에서 만나는 지중해담치가 5cm 정도라면, 참홍합은 최대 20cm까지 자라는 거구다. 검은 껍데기 표면에는 털이나 따개비가 붙어있어 투박한 외관을 자랑하지만, 그 속살은 놀라운 영양의 보고다. 단백질은 물론 칼슘, 철분, 타우린, 엽산 등이 풍부해 숙취해소와 간 기능 개선, 혈관 건강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에서는 홍합을 '셥'이라 기록하며 그 효능을 상세히 설명했다. 오장을 보하고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특히 산후 어혈 치료와 자궁 질환에 효과적이라고 전한다. '자산어보'에서도 홍합의 다양한 조리법과 효능을 언급하며, 특히 말린 홍합의 약효를 강조했다.속초 지역의 참홍합 요리법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왔다. 보릿고개 시절에는 생존을 위한 구황식품으로 섭죽을 끓여 먹었고, 형편이 나아지면서 섭밥, 섭전 등 다양한 요리법이 발달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얼큰한 고추장 육수에 각종 채소를 더한 섭국이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특히 부추는 참홍합과 궁합이 좋아 필수 재료로 사용된다.속초 등대해수욕장 인근의 '뚝배기 섭국'은 정통 섭국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맛집이다. 이곳의 정공숙 사장은 "섭국 한 그릇이면 피로가 확 풀리고 온몸이 따뜻해진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뽀얀 수컷 홍합과 붉은 암컷 홍합이 어우러진 얼큰한 국물은 추운 겨울날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참홍합은 양식이 되지 않아 자연산만을 채취해야 하는데, 이는 오히려 그 가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서해에서는 썰물 때 드러나는 갯바위에서, 동해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물질을 통해 채취한다. 산란기인 3~6월을 제외하면 연중 맛볼 수 있지만, 특히 겨울부터 초봄까지가 제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