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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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역주행.."사랑에는 정답이 없어"

정대건 작가의 장편소설 ‘급류’가 최근 역주행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1년 민음사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2024년 9월부터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책의 매력은 단순히 문학적 성취를 넘어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 안에서 울리는 보편적인 감정선에 있다. 특히, 이 소설은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큰 반응을 얻었으며,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어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급류’는 정대건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이전의 경쾌한 분위기와는 달리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소도시에서 첫사랑을 경험하는 두 주인공이 맞닥뜨린 인생의 위기를 그리며, 그들의 감정선이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려낸다.

 

정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면서 자신의 과거의 상처와 감정을 재료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내 감정을 재료로 삼아야 하기에 지나온 힘든 시절을 곱씹기도 하고 그 시절에 머무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작가는 심리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했으며, 그의 진심 어린 감정이 소설에 녹아들었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급류’가 입소문을 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 책이 단순히 청소년기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성장 소설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빠르게 읽히고 감동을 주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독서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입문서로 추천되고 있다. 또한, 정 작가는 사랑의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고 말하며, ‘급류’ 속 인물들이 겪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각기 다른 형태의 사랑을 보여주었다.

 

책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또한 그 내용뿐만 아니라, 정대건 작가가 개인적으로 느끼고 경험한 어두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빛을 찾으려는 태도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정 작가는 산문집 ‘나의 파란, 나폴리’에서도 문학의 가치를 “어둠 속에서도 어떻게든 빛을 찾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급류’에서 묘사되는 어두운 정서와 깊은 감정들이 결국에는 독자들에게 위안을 주는 빛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이어짐을 시사한다.

 

정대건 작가는 문학이 그에게 제공한 위로와 치유의 가치를 잘 알고 있으며, ‘급류’는 그의 문학적 성찰이 집약된 작품이다. 책이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도, 그만큼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위안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저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성장과 아픔을 진지하게 다룬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며 그들의 마음속에서 자리를 잡았다.

 

"보릿고개 살린 구황식품이 억대 음식으로"...속초 섭국의 반전 스토리

리나라 토종 홍합인 '참홍합'으로 만드는데, 현지에서는 이를 '섭'이라 부르며 수백 년간 이어온 전통 음식이다.참홍합은 일반 홍합과는 차원이 다른 크기를 자랑한다. 우리가 흔히 술집에서 만나는 지중해담치가 5cm 정도라면, 참홍합은 최대 20cm까지 자라는 거구다. 검은 껍데기 표면에는 털이나 따개비가 붙어있어 투박한 외관을 자랑하지만, 그 속살은 놀라운 영양의 보고다. 단백질은 물론 칼슘, 철분, 타우린, 엽산 등이 풍부해 숙취해소와 간 기능 개선, 혈관 건강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에서는 홍합을 '셥'이라 기록하며 그 효능을 상세히 설명했다. 오장을 보하고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특히 산후 어혈 치료와 자궁 질환에 효과적이라고 전한다. '자산어보'에서도 홍합의 다양한 조리법과 효능을 언급하며, 특히 말린 홍합의 약효를 강조했다.속초 지역의 참홍합 요리법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왔다. 보릿고개 시절에는 생존을 위한 구황식품으로 섭죽을 끓여 먹었고, 형편이 나아지면서 섭밥, 섭전 등 다양한 요리법이 발달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얼큰한 고추장 육수에 각종 채소를 더한 섭국이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특히 부추는 참홍합과 궁합이 좋아 필수 재료로 사용된다.속초 등대해수욕장 인근의 '뚝배기 섭국'은 정통 섭국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맛집이다. 이곳의 정공숙 사장은 "섭국 한 그릇이면 피로가 확 풀리고 온몸이 따뜻해진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뽀얀 수컷 홍합과 붉은 암컷 홍합이 어우러진 얼큰한 국물은 추운 겨울날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참홍합은 양식이 되지 않아 자연산만을 채취해야 하는데, 이는 오히려 그 가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서해에서는 썰물 때 드러나는 갯바위에서, 동해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물질을 통해 채취한다. 산란기인 3~6월을 제외하면 연중 맛볼 수 있지만, 특히 겨울부터 초봄까지가 제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