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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콘서트는 되고, 한강 불꽃놀이는 안돼? '선택적 애도' 논란

 지난 29일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슬픔이 가시기도 전, 서울 한강 유람선 업체가 선상 불꽃놀이를 강행해 6개월 운항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가운데 가수 이승환이 같은 날 김해 콘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애도에 대한 이중잣대"라는 비판과 함께 "추모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과도하다"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는 참사 당일 저녁 여의도 인근에서 '한강 한류 불꽃 크루즈' 행사를 강행한 현대해양레저에 대해 "국민적 추모 분위기에 반하는 행위"라며 6개월간 운항 금지 처분을 내렸다. 서울시는 참사 당일 오후 업체 측에 행사 취소를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외국인 단체와의 계약 불이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이미 탑승이 결정된 200여 명의 상황"을 이유로 행사를 강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같은 날 가수 이승환 역시 김해에서 예정된 콘서트를 강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도를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유독 유람선 업체만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김해문화관광재단 측은 "이미 매진된 공연을 취소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팬들의 혼란과 공연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 하에 공연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참사는 안타깝지만, 모든 국민에게 획일적인 애도를 강요할 수는 없다", "자영업자들은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이는 한편, "실내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콘서트와 화려한 불꽃놀이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느냐"며 반박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SNS에 일상 사진조차 올리기 눈치 보인다", "추모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마치 계엄령 같다"며 지나치게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승환은 공연 다음 날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이번 주말 예정된 천안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세종대왕이 가장 아꼈던 아들, 광평대군의 비밀 600년 만에 공개

광평대군 탄신일을 기념해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밀알미술관에서 문화유산 특별전 '필경재가 간직한 600년,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광평대군은 세종대왕의 아들 중 특별한 존재였다. 그는 1425년 태어나 1436년 신씨와 혼인했으나, 불과 1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세종실록에는 광평대군의 죽음에 세종대왕이 깊이 슬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광평대군은 죽기 전 1444년 아들 영순군을 얻었지만, 그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 신씨는 이후 비구니가 되어 불교에 귀의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의미는 강남구 수서동 궁마을에 위치한 고택 '필경재'에서 600여 년간 간직해온 문중의 유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는 점이다. 조선 성종 때 건립된 필경재는 강남구에 위치한 유일한 종가 고택으로, 광평대군의 후손들이 대대로 가문의 유산을 보존하며 살아온 역사적 공간이다.전시는 광평대군과 그 후손들의 삶과 정신을 총 6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기억의 공간, 필경재', '광평대군과 신씨', '17세기 이후원과 후손', '17~18세기 초 이유와 후손', '18세기 이최중과 후손', '19세기 초~20세기 초 후손, 가문의 행적' 등 시대별 인물과 그 활동을 중심으로 조선왕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이번에 공개되는 전시유물은 고문서, 교지, 초상화, 병풍, 도자기, 고가구 등 100여 점에 이른다. 모두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진귀한 문화유산으로, 조선왕실 연구에도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유물로는 광평대군의 부인 신씨가 발원한 '묘법연화경'이 있다. 이는 남편을 일찍 잃고 비구니가 된 신씨의 슬픔과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또한 지역 빈민 구휼기구에 대한 기록을 담은 '사창의', 사대부의 재산 상속 문제를 기록한 '화회문기', 과거 시험 급제자의 답안지 등도 함께 전시된다. 이들 유물은 조선시대 왕실 및 양반 가문의 생활과 문화, 사회제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필경재를 세운 정안부정공 이천수의 후손인 이병무 대표는 "선조들의 흔적을 한 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사명감으로 사료를 수집하고 보존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한 가문이 6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조상의 유산을 지켜온 노력과 정성을 보여주는 증언이다.조성명 강남구청장은 "한 가문이 지켜온 기록유산은 국가의 역사이자 지역의 자산"이라며 "뜻깊은 유산을 공개해준 필경재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조선왕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강남구의 숨겨진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특별전은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600년 전 세종대왕의 아들과 그 후손들이 이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시간 여행이자, 우리 역사의 소중한 한 페이지를 복원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