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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 벗고 맛 채웠다"…울진대게, 지금이 제철!

 차가운 겨울 바람이 잦아들고 봄기운이 움트는 늦겨울, 미식가들의 발길을 재촉하는 특별한 맛이 있다. 바로 뽀얀 속살과 은은한 단맛이 일품인 대게다. 

 

그중에서도 경북 울진에서 갓 잡아 올린 울진대게는 8년 연속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대게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제철 음식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어민들의 땀방울이 깃든 울진대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대게는 성장 과정에서 여러 번 허물을 벗는 갑각류의 특성을 지닌다. 허물을 벗기 직전에는 먹이 활동을 중단하기 때문에 속이 텅 비어 '물게'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허물을 벗고 나면 왕성한 식욕으로 잃었던 살을 빠르게 채워나간다. 이 시기가 바로 대게의 맛이 절정에 이르는 제철로, 보통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대게는 찜통에 쪄내면 뽀얀 속살이 꽉 차올라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한다.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단맛과 짭조름한 바다 향은 늦겨울 추위를 잊게 하는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울진대게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제철을 맞이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예로부터 울진은 대게의 주요 서식지로,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에도 울진 대게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울진 앞바다는 동해의 깊고 푸른 청정 해역으로, 대게가 성장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울진대게의 명성은 천혜의 자연환경에만 기대지 않는다. 울진 어업인들은 대게 자원 보호와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어업인 스스로 1일 1척당 위판량을 제한하는 '연안어업대게 TAC(총허용어획량)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대게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인공어초를 조성하는 '대게 보육초'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울진대게는 8년 연속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며, 그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울진대게는 울진군의 자랑스러운 브랜드이자, 지역 경제를 이끄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울진대게의 명성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도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물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진군은 앞으로도 대게 자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울진대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다. 늦겨울, 울진을 방문하여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대게의 풍미를 만끽하고, 지역 어민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특별한 이야기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울진대게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지루할 틈 없는 지중해 품은 트레킹 명소

주라 불리는 안탈리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지리적 위치뿐 아니라, 청명한 지중해 절경과 고대 문명의 유적, 그리고 토로스 산맥의 웅장한 자연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트레킹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의 트레킹 코스는 고대 도시 유적지, 울창한 숲길, 해안 절벽을 아우르며 걷는 내내 변화무쌍한 풍경과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해 지루할 틈이 없다.가장 유명한 트레킹 코스는 튀르키예 최초의 장거리 트레일인 리키아 웨이(Lycian Way)이다. 이 길은 페티예(Fethiye)에서 안탈리아까지 이어지는 약 540km 구간으로, 완주하는 데 평균 35일이 걸린다. 리키아 웨이는 엄격히 정해진 코스가 없어 걷는 이의 페이스와 일정에 맞춰 자유롭게 여정을 계획할 수 있다. 트레일을 따라 펼쳐지는 지중해의 푸른 절벽과 토로스 산맥의 험준한 능선,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잊힌 시골 마을과 숲속 도시들은 걷는 이에게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안겨준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크산토스(Xanthos)와 레툰(Letoon), 그리고 울창한 숲속에 숨겨진 올림포스(Olympos) 유적지는 고대 리키아 문명의 위대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또한 리키아 웨이 주변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트레킹에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패러글라이딩의 명소인 바바다 산(Babadağ), 세계 10대 다이빙 스팟 중 하나로 꼽히는 카쉬(Kaş), 카약 체험이 가능한 케코바섬(Kekova Island), 그리고 암벽 등반의 메카 게이크바르(Geyikbayırı) 등은 자연을 즐기는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모험을 제공한다.두 번째 추천 코스는 세인트 폴 트레일(St. Paul Trail)로, 사도 바울이 초기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걸었던 길을 따라 약 500km를 걷는 역사적인 여정이다. 이 길은 걷는 이로 하여금 고대와 만나고 그 시절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시간 여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트레일은 고대 도시 페르게(Perge)에서 출발해 쿠르슌루 폭포(Kursunlu Falls)를 거치는 한 갈래와, 아스펜도스(Aspendos), 셀게(Selge), 카슴라르(Kasimlar)를 지나 고대 도시 아다다(Adada)에서 만나는 다른 갈래로 나뉜다. 이후에는 에이르디르 호수(Eğirdir Lake)와 ‘슬로우 시티’로 지정된 얄바츠(Yalvaç)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세인트 폴 트레일은 종교적 역사와 자연 풍광이 어우러져 독특한 감동을 전하는 동시에 걷는 이에게 영적인 의미까지 부여하는 길이다.마지막으로 소개되는 피시디아 헤리티지 트레일(Pisidia Heritage Trail)은 안탈리아 북부 토로스 산맥을 따라 350km에 달하는 코스다. 이 길은 고대와 자연, 현대의 삶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으로, 2천 년 이상 지속되어 온 사갈라소스(Sagalassos)의 안토닌 분수(Antonine Fountain)와 고대 도시 테르메소스(Termessos)의 돌계단과 극장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요뤽(Yörük) 유목민들의 고원 마을들도 이 코스의 일부를 형성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삶의 모습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피시디아 헤리티지 트레일은 세인트 폴 트레일과 일부 구간이 겹쳐, 고대 문명의 유산과 자연미, 그리고 현대인의 삶이 어우러진 다층적인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튀르키예문화관광부는 이 세 코스를 통해 안탈리아가 단순한 휴양지 이상의 가치를 지닌 ‘걷는 여행’ 명소임을 강조하며, 트레킹 애호가뿐 아니라 자연과 역사를 사랑하는 모든 여행자에게 새로운 여행의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한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고대 도시의 신비, 그리고 산악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안탈리아의 트레킹 코스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추천 코스들은 현대인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자연과 역사를 만나는 ‘걷는 여행’의 진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