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

눈 주변 이상 징후, 알고 보니 심장병 전조?

 고지혈증은 일반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를 의미하며, 심장병,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 이상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의 안과 전문의가 눈 주변에 나타나는 고지혈증의 징후에 대해 주의를 당부해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매체 서레이 라이브(Surrey Live)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의 안과 전문 클리닉 'VisionMD Eye Doctors' 소속 전문의이자 안과 건강 정보 플랫폼 'Eye Facts'의 창립자인 사야 나고리(Saya Nagori)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지혈증이 눈에 미치는 영향과 그 징후를 보도했다. 나고리 박사는 "고지혈증은 단지 심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눈에 나타나는 특정 신호들은 신체 내부의 이상을 드러내는 경고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지혈증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여전히 혈액검사지만, 눈에 나타나는 외적인 변화들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사야 나고리 박사가 소개한 고지혈증의 주요 안과적 징후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잔텔라스마(Xanthelasma)'다. 이는 눈꺼풀 주변에 노란 지방 침착물이 생기는 증상으로, 고지혈증 환자에게서 흔히 관찰된다. 콜레스테롤이 혈관 외부 조직으로 빠져나와 피부 아래에 쌓이면서 발생하며, 보통 미용상 문제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피부 트러블이 아닌 고지혈증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지표일 수 있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높을수록 잔텔라스마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거울로 눈꺼풀 주위를 확인했을 때 평평하고 노란 지방 덩어리가 보인다면 콜레스테롤 수치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신호는 '각막혼탁(Corneal Arcus)'이다. 이는 각막의 가장자리에 회색이나 파란색 고리가 생기는 현상으로, 각막 주변의 미세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고령층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45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할 경우 고지혈증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증상 역시 시각적으로는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징후는 시야 흐림이나 번쩍임 같은 시각적 이상 증상이다. 특히 홀렌호르스트 플라크(Hollenhorst plaque)로 알려진 콜레스테롤 찌꺼기가 눈 속의 작은 혈관에 쌓일 경우 이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눈 내부의 혈류를 방해해 시야에 변화가 생기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로, 단순한 피로나 안구 건조와 혼동되기 쉬우나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정밀 검진이 필요하다. 더불어 고지혈증은 이 외에도 다양한 망막 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호주 안과 연구센터와 멜버른대학교의 2008년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심막막정맥폐쇄증(망막 중심 정맥이 피떡에 의해 막히는 질환) 환자의 고지혈증 발병률은 일반인보다 약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고지혈증의 확실한 진단은 혈액검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혈액검사에서는 ▲총 콜레스테롤 수치,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림),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좋은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고지혈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나고리 박사는 "눈에 나타나는 변화도 몸이 보내는 중요한 이상 신호이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눈에 이상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조기에 혈액검사와 안과 검진을 병행하여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지혈증은 조용히, 그러나 서서히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변화가 드물지만, 눈은 그나마 이런 변화를 알아챌 수 있는 신체 부위 중 하나다. 평소 거울을 통해 눈 주변의 상태를 관찰하고 이상 징후가 있다면 빠르게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사라질 뻔한 ‘150년 농요’ 축제, 전국 사진작가 몰리는 이유는?

혔다. 이 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가 아니라, 전국에서 사진작가 100여 명이 몰려들 만큼 깊은 문화적 의미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전통문화 재현의 장이다.보은장안농요는 19세기 중엽부터 보은 장안면 일대에서 대대로 전승되어 온 전통 농업 노동요다. 논농사가 대부분 인력에 의존하던 시절, 마을 주민들은 함께 모여 힘을 합쳐 농사를 지었다. 이때 노동의 고단함을 덜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불렀던 노래가 바로 농요다. 단순히 흥을 돋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일하고 노래하는 가운데 지역 공동체의 유대와 정서가 녹아든 생활문화의 중심이었다.이번 축제는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가 주관하며, 당시 농경문화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들나가기-모찌기-모심기-점심참-초듬아시매기-이듬논뜯기-신명풀이’로 이어지는 논일의 전 과정을 무대 위가 아닌 실제 논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관람객들은 단순한 공연이 아닌 생생한 역사 체험을 통해 농요의 가치와 감동을 직접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모든 재현은 과거 농촌의 실제 일과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어, 현장감과 몰입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축제를 이끄는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는 2017년 공식 결성됐다. 설립 과정부터가 특별했다.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과 구술을 바탕으로 학술고증을 거쳐,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단절되었던 농요 문화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고증에 참여한 주민들은 단순한 구술자에 그치지 않고 복원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참여자로 나섰으며, 이들의 애정 어린 노력 덕분에 오늘날의 보은장안농요는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으로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보은장안농요는 단순히 보은 지역만의 자산이 아니다. 그 문화적 가치와 예술성은 이미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7년 충북민속예술축제에서는 개인 및 단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2018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도 금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이로써 보은장안농요는 지역민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전국 단위의 문화예술 자산으로서도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남기영 전통민속보존회 회장은 “보은장안농요는 단순한 전통 복원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축제가 더 많은 이들에게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참여하는 주민과 관람객 모두가 함께 호흡하며, 전통을 살아 있는 현재로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만반의 준비를 예고했다.올해로 7회를 맞는 보은장안농요축제는 축제를 넘어 하나의 문화유산 복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이 행사를 기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진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것 또한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 그 이상을 증명한다. 과거 농촌의 모습이 남긴 인간적 풍경과 공동체의 서사를 이 축제는 고스란히 품고 있다.보은장안농요축제는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닌, 과거와 현재가 함께 호흡하는 살아 있는 민속문화의 현장이다. 농요가 울려 퍼지는 논길 위에서, 관람객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함께 일하고, 함께 노래하던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지역 축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전통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함께 던지는 의미 있는 시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