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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초콜릿, '피스타치오 고갈'로 곧 사라질 수도 있다?

 SNS에서 폭발적 인기를 끈 '두바이 초콜릿'이 전 세계 피스타치오 시장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피스타치오 가격이 지난 1년 사이 35%나 급등했으며, 이는 두바이 초콜릿 열풍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견과류 거래업체 CG 해킹의 자료에 따르면, 피스타치오 가격은 1년 전 파운드당 7.65달러(약 1만 890원)에서 현재 10.30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초콜릿 제조사 '픽스(FIKS)'가 2021년 출시한 '두바이 초콜릿'의 세계적 인기가 지목되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은 피스타치오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고급 디저트로, 특유의 녹색 속살과 달콤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2023년 12월 틱톡에 올라온 두바이 초콜릿 관련 영상이 무려 1억 2천만 뷰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영상을 계기로 두바이 초콜릿은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먹어봐야 할 럭셔리 간식'으로 자리매김했고,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이 이 초콜릿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기에 편승해 스위스의 유명 초콜릿 제조사 린트(Lindt)도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출시했다. 영국에서 이 제품의 145g짜리 한 상자는 10파운드(약 1만 8천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일반 초콜릿바 가격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너무 높아 일부 매장에서는 고객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을 정도다.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가 피스타치오 시장에 미친 영향은 수출 통계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피스타치오 2위 수출국인 이란의 세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UAE에 수출된 피스타치오 양은 그 전 1년간 수출량보다 40%나 많았다. 이는 UAE 내 초콜릿 제조업체들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재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피스타치오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작황이 부진했던 것도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2월까지 지난 1년간 캘리포니아의 피스타치오 공급량은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세계 피스타치오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이곳의 생산량 감소는 글로벌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농업 전문가들은 피스타치오 나무가 성숙하여 상업적 수확이 가능해지기까지 약 7-10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단기간 내 공급 증대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향후 몇 년간 피스타치오 가격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식품 산업 분석가들은 이번 사태를 '틱톡 효과'의 극단적 사례로 평가하며, 소셜 미디어가 글로벌 식품 시장과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SNS 트렌드에 크게 좌우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수요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단기적 유행으로 끝날지, 아니면 피스타치오를 활용한 새로운 디저트 문화의 시작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이번 사태는 글로벌 식품 시장이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

 

사라질 뻔한 ‘150년 농요’ 축제, 전국 사진작가 몰리는 이유는?

혔다. 이 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가 아니라, 전국에서 사진작가 100여 명이 몰려들 만큼 깊은 문화적 의미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전통문화 재현의 장이다.보은장안농요는 19세기 중엽부터 보은 장안면 일대에서 대대로 전승되어 온 전통 농업 노동요다. 논농사가 대부분 인력에 의존하던 시절, 마을 주민들은 함께 모여 힘을 합쳐 농사를 지었다. 이때 노동의 고단함을 덜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불렀던 노래가 바로 농요다. 단순히 흥을 돋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일하고 노래하는 가운데 지역 공동체의 유대와 정서가 녹아든 생활문화의 중심이었다.이번 축제는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가 주관하며, 당시 농경문화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들나가기-모찌기-모심기-점심참-초듬아시매기-이듬논뜯기-신명풀이’로 이어지는 논일의 전 과정을 무대 위가 아닌 실제 논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관람객들은 단순한 공연이 아닌 생생한 역사 체험을 통해 농요의 가치와 감동을 직접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모든 재현은 과거 농촌의 실제 일과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어, 현장감과 몰입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축제를 이끄는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는 2017년 공식 결성됐다. 설립 과정부터가 특별했다.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과 구술을 바탕으로 학술고증을 거쳐,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단절되었던 농요 문화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고증에 참여한 주민들은 단순한 구술자에 그치지 않고 복원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참여자로 나섰으며, 이들의 애정 어린 노력 덕분에 오늘날의 보은장안농요는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으로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보은장안농요는 단순히 보은 지역만의 자산이 아니다. 그 문화적 가치와 예술성은 이미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7년 충북민속예술축제에서는 개인 및 단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2018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도 금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이로써 보은장안농요는 지역민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전국 단위의 문화예술 자산으로서도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남기영 전통민속보존회 회장은 “보은장안농요는 단순한 전통 복원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축제가 더 많은 이들에게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참여하는 주민과 관람객 모두가 함께 호흡하며, 전통을 살아 있는 현재로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만반의 준비를 예고했다.올해로 7회를 맞는 보은장안농요축제는 축제를 넘어 하나의 문화유산 복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이 행사를 기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진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것 또한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 그 이상을 증명한다. 과거 농촌의 모습이 남긴 인간적 풍경과 공동체의 서사를 이 축제는 고스란히 품고 있다.보은장안농요축제는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닌, 과거와 현재가 함께 호흡하는 살아 있는 민속문화의 현장이다. 농요가 울려 퍼지는 논길 위에서, 관람객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함께 일하고, 함께 노래하던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지역 축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전통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함께 던지는 의미 있는 시간일 것이다.